아직 비 내리고 있나 나는 나갈 수 없네.
아직 비 내리고 있나 내겐 우산이 없어
한땐 우산 없이 저 빗속을 그냥 갔지
길가 나뭇 잎 손짓하고 젖은 새도 노래 했네
이제 나뭇 잎 시들어 표정 없고 저 새들도 간 곳 없네
또 다시 밤은 찾아와 어둠은 더 깊어가고
아직 난 잠 못 들고 저 빗 소리 창을 두드리네
이젠 우산 없인 저 빗속을 갈 수 없네
저 비 그치지 않고 내겐 우산이 없어
창 밖에 빗소리 잦아들고 아이들 뛰노는 소리
문득 일어나 창을 열면
어느새 하늘은 밝아 오네 길 건너 가로수 나뭇잎
저 바람에 춤추고 새들 노래하네.
먼 아주 오랜 옛 날 그 큰 비 세상을 덮어
온 세상 물에 잠겼네 저 높은 산 꼭데기까지
아무도 믿지 않았지 그 비 쏟아질 거라고
하지만 그는 알았네 그는 배를 만들었네
다시 오는 올 지라도 이젠 나가야 겠네 누군가 내게 우산을 씌워줘
저 빗속을 갈 수 있도록 이제 저 비 그치고 무지개 떠오는 곳으로
무지개 떠오는 곳으로
아직 비 내리고 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