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둘 다섯


물소리 까만밤 반딧불 무리
그날이 생각나 눈 감아 버렸다
검은머리 아침이슬 흠뻑 맞으며
아스라이 멀때까지
달려가던 사람
나도 같이 따라가면 안될 길인가
나도 같이 따라가면 안될 길인가
오늘밤 일기에는 이렇게 쓴다
아직도 그 아침이
밉기만 하다고

은하수 한편에 그려지는 얼굴
차라리 잊으려 눈감아버렸다
싸늘한 새벽바람
흔들리던 잎새
그 사람 가는길에
대신해 준 손짓
나도 같이 따라가면 안될 길인가
나도 같이 따라가면 안될 길인가
오늘밤 일기에는 이렇게 쓴다
아직도 그 아침이
밉기만 하다고
아직도 그 아침이
밉기만 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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