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가 가사 (여러 이본들 중의 하나)
함평천지(咸平天地) 늙은 몸이 광주고향(光州故鄕)을 보려하고
제주어선(濟州漁船)을 빌려 타고 해남(海南)으로 건너 갈 제
흥양(興陽)에 돋은 해는 보성(寶城)에 비쳐있고,
고산(高山)의 아침안개 영암(靈岩)에 둘러있다.
태인(泰仁)하신 우리 성군 예악(聖君 禮樂)을 장흥(長興)하니
삼태육경(三台六卿)은 순천심(順天心)이요.
방백수령(方伯守令)은 진안(鎭安)이라.
고창성(高敞城)에 높이 앉아 나주풍경(羅州風景) 바라보니
만장운봉(萬丈雲峰)은 높이 솟아 층층(層層)한 익산(益山)이요.
백리 담양(白里潭陽) 흐르는 물은 구비구비 만경(萬頃)인데,
용담(龍潭)의 흐르는 물은 이 아니 진안처(鎭安處)며,
능주(綾州)의 붉은 꽃은 곳곳마다 금산(錦山)인가.
남원(南原)에 봄이 들어 각색화초(各色花草) 무장(茂長)하니
나무 나무 임실(任實)이요. 가지 가지 옥과(玉果)로다.
풍속(風俗)은 화순(和順)이요. 인심(人心)은 함열(咸悅)인데
이초(異草)는 무주(茂朱)하고, 서기(瑞氣)는 영광(靈光)이라.
창평(昌平)한 좋은 시절 무안(務安)을 일 삼으니
사농공상(士農工商)은 낙안(樂安)이요. 부자형제(父子兄弟)는 동복(同福)이라
강진(康津)의 상가선(商賈船)은 진도(珍島)로 건너갈제
금구(金溝)의 금(金)을 일어 쌓인 게 김제(金堤)로다.
농사(農事)하는 옥구백성(沃溝百姓) 임피사의(臨陂蓑依) 둘러입고
정읍(井邑)의 정전법(井田法)은 납세인심(納稅人心) 순창(淳昌)이라.
고부(古阜) 청청(靑靑) 양유읍(楊柳邑)은 광양(光陽) 춘색(春色)이 팔도에 왔네.
곡성(谷城)의 묻힌 선비 구례(求禮)도 하려니와
흥덕(興德)을 일삼으니 부안(扶安) 제가(齊家) 이 아닌가?
호남(湖南)의 굳은 법성(法聖) 전주(全州) 백성(百姓)거느리고
장성(長城)을 멀리 쌓고 장수(長水)를 돌고 돌아
여산 석(礪山 石)에 칼을 갈아 남평루(南平樓)에 꽂았으니
삼천리(三千里) 좋은 경(景)은 호남(湖南)이 으뜸이라.
거어드렁 거리고 살아보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