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활의 아침
-서정주 시
내 너를 찾아왔다. 수나(娜) 너 참 내 앞에 많이 있구나.
내가 혼자서 종로를 걸어가면 사방에서 네가 웃고 오는구나.
새벽닭이 울 때 마닥 보고 싶었다.
내 부르는 소리 귓가에 들리드냐.
수나. 이것이 몇 만시간만이냐.
그날 꽃상여 산 넘어서 간 다음 내 눈동자 속에는 빈 하눌만 남드니,
매만저볼 머릿카락 하나 머리카랏 하나 없드니,
비만 자꾸 오고 ---- 촛불밖에 부흥이 우는 돌문을 열고 가면 강물은
또 몇 천 린지. 한번가선 소식 없든 그 어려운 주소에서 너 무슨
무지개로 내려 왔느냐.
종로 네거리에 뿌우여니 흩터져서,
뭐라고 조잘대며 햇에 오는 애들.
그 중에서도 열아홉살 쯤 스무 살쯤 되는 애들.
그들의 눈망울 속에, 핏대에, 가슴속에 드러 앉어
수나 ! 수나 ! 수나 ! 너 인제 모두 다 내 앞에 오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