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슴 (시인: 노천명)

정경애

♣  사  슴

- 노천명  시

모가지가 길어서 슬픈 짐승이여
언제나 점잖은 편 말이 없구나
관(冠)향기로운 너는
무척 높은 족속이었나 보다

물속의 제 그림자를 들여다보고
잃었던 전설을 생각해 내고는
어찌할 수 없는 향수에
슬픈 모가지를 하고 먼 데 산을 바라 본다

♠♠ 세속과 타협하지 않으려는 고고한 생의 자세를
노래한 시로 사슴은 작가의 분신이다. 이렇게 자신의
감정을 대상에 투여하여 묘사하는 것은 감정이임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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