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lllllllll사랑을 말하다llllllllllll
밤 늦게 그녀를 집으로 바래다 주는 길.
한강다리를 지나는데 검문소에서 남자의 차를 세웁니다.
“ 실례합니다. 운전면허증 좀 보여주십시요. ”
순순히 검문에 응하는 것은 시민의 도리.
남자는 지갑에서 면허증을 꺼내 보여주고
나쁜 사람이 아니란 확인을 받고 다시 면허증을 돌려받는데,
그때 옆 자리에 앉은 그녀가 팔을 쭉 뻗더니,
면허증을 쏙 가로채 버립니다.
“ 어디 보자.. ”
면허증에 붙어 있는 사진을 보더니 사정 없이 웃기 시작하죠.
“ 야하하.. 이게 진짜 너야? 너 왜 이렇게 말랐어?
근데 너 머리 이러고 다녔어? 완전 버섯돌이 같애...
어머 어떡하니...”
처음엔 좀 쑥스럽기만 했던 남자.
하지만 그녀가 너무 심하게 웃자 점점 마음이 상해갑니다.
“ 야.. 이리 내놔... 아. .내 놓으라니까.. 그만봐 좀.... ”
하지만 운전대를 잡고 있는 남자는
기껏해야 말로만 꽥꽥 할 수 있을 뿐이죠.
고만 좀 하지 싶은 남자의 제대로 삐친 표정에도 불구하고
여자는 그 후로도 한참 꺌꺌거리며 웃더니,
차가 한강다리를 다 건너고서야 그제서야 웃음을 멈춥니다.
“ 왜... 이제 다 웃었냐? ”
남자가 뾰죡하게 물어보자, 여자는 웃음이 다 걷힌 목소리.
어쩐지 좀 촉촉해진 목소리로 대답합니다.
“ 이 사진이 너 스무살 때 맞지? 너도 이 땐 정말 어렸구나.
이 때쯤 난 모하고 있었어.....이렇게 귀여운 너도 못만났을까. ”
그녀의 촉촉한 말 한 마디에 상한 맘은 금새 어디론가 사라지고
덩달아 마음이 애틋해진 남자.
“ 그러게.. 난 그 때부터 너 집에 바래다 주려고 열심히
운전면허 따고 그랬었는데... 너 어디 있었냐? 바보같이... ”
더 빨리 만나지 못해 아쉬운 그대..
하지만 이제라도 만났으니 고맙습니다.
그대의 뾰죡한 턱선이 둥글둥글 해질 때까지,
그대의 잘록한 허리선이 뭉글뭉글 해질때까지,
앞으로도 오래오래
사랑을 말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