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월 초하루 열일곱 사람이
가겠다고 모여 이길에 끝까지
비장한 새아침 짓밟혀 흰
거적의 기척 전혀없는 이거리
펼쳐 흔들어 앞다투어 오색기
이밤이 걷혀 차가웠던 새벽이
빛나는 그날이 올것이란 이야기
어둠은 길었지. 비치는게 잘안되
긴걸까 이제는 무거운 찬공기
나래를 펼쳐 재촉해서는 안되
대지는 단단하게 새날의 외침
한 간 계사 너머에 창공의 깃
에초에 향토를 잊었어 닭들이
생활을 주잘댔지 청산의 새무리
고로를 부르짖어 음산한 계사는
쏠려온 외래종 레그혼 닭들이
학원에서 새무리 밀려나와 삼월이
사람소리 맑은 오후에는 총소리
붉은실을 이었지 그너머 하늘은
향토를 잃었네 힘을잃은 아픔이
하얀 죽음에 검붉은 땅인지
모르는 아픔이 나는 이방인
밀려오는 삼월에 해맑은 판소리
눈밭에 빨간실 여기저기 피었지
안아보고 싶은 비둘기 열마리
보일듯이 맑은 저하늘 끝까지
공일날 아침 빤빤한 논밭에
다투어 말들을 늘어놔 이야기
날신한 두 나래 공기는 조용히
흔들어 두소리 총소린 셋인지
한 간 두간 계사 물결 창공에
물들어 자유에 붉어진 닭들이
골목길 사이 뻗어있는 빛줄기
외로움과 따듯함 돌아가며 그렸지
무언가 잃어서 거리에서 물었지
무엇을 달라고 나에게 오는지
학원에서 새무리 밀려나와 삼월이
사람소리 맑은 오후에는 총소리
붉은실을 이었지 그너머 하늘은
향토를 잃었네 힘을잃은 아픔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