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여기에 있어
너 훌쩍 떠난 곳
빈자리 느끼며
함께 누볐던
무궁화 공원
이젠 비좁게도 보이네
여전히 난
이곳에 서 있어
네가 돌아올까 봐
이따금씩
외로워질 때면
날 생각해
넌 가끔씩 술에 취한
목소리로
내게 전화해
나 다시 돌아갈까
그리워하다
잘 버텨보겠다
말 끝을 흐리네
너 어디야 지금
난 이제 도착
살짝 좀 늦었어
일 끝내고 오느라
급하게 떠나서
옷도 못 챙김
이따가 빌려줘
편한 반바지
너네 집 놀러 갈 때마다
주던 그거 맞아 허름 해져도 또 돌려 입어
뭐 하러 꺼내 옥수수는 됐고
그냥 따라 술이나 한가득
낙오한 게 아님
다시 돌아왔다고 해서
다 버티며 살아가지
다시 만나자 무궁화 거리
이따금씩 만족해 봤으면 됐어
가끔 외로울 때 문득 돌아갈 곳
있다는 것이 힘이 되겠지
그러니 연락해 언제라도
넌 가끔씩 술에 취한
목소리로
내게 전화해
나 다시 돌아갈까 봐
모두 다 괜찮아
언제든 돌아와
널 기다리는 이곳으로
난 여기에 있어
너 훌쩍 떠난 곳
빈자리 느끼며
이따금씩
외로워질 때면
날 생각해
넌 가끔씩 술에 취한
목소리로
내게 전화해
나 다시 돌아갈까
그리워하다
잘 버텨보겠다
말 끝을 흐리네
난 여기에 있어
너 훌쩍 떠난 곳
빈자리 느끼며
함께 누볐던
무궁화 공원
그 정류장 앞에서
널 기다리고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