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
첨으로 스친 순간
절로
모든 시간이 멈췄고
서로 다른
궤도에서 돌던
이름 모를
별이
수억만 년 만에
만나는 순간
내 몸이
가벼워져
두 발끝은
어느새 떠오르고
끝도 없는 어둠 속
소리도 없는
그곳에서
다시 깨어나
나를 더듬는 손길
그 하나만으로
살아 있다는 걸
난 알 수 있었지
춤추듯이 떠다니는 우릴
달의 뒷면이 비추고
이대로 다
끝나 버렸으면
우리
세상에선
이미 수천 년이
흘렀더라도
난 아무도
아니고
네 손끝에서
다시 태어나고
네가 나를 만지면
그 작은 울림에
쏜살같이
멀리 튕겨서
빛이 다른 공간에
한없이 떠돌다
타 버릴지
몰라
널 놓치지 않게
나를 잡아 줘
네가 나를 부르면
난 다시 태어나
너의 무엇으로 읽혀지고
또 다른 네가 되고
우릴 끌어당기는
그 어떤 법칙도
모두 거스른 채
하나가 될 거야
그렇게 우린
사라질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