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에 지나간 뜨거운 날이
옅게 흩날린 눈동자를 가슴에 남기고
떠나가듯이 지나쳐간 긴 추억들을
다시 기억이라고 이름 바꾼다 해도
계절이 바뀌는 사이
그 틈의 오후 조금 모호한 날에
먼 훗날의 너를 떠올려
그것은 마치 지나간 노래 같아
고갤 들어 시선을 멀리 돌리고
안도한 듯 웃음 지으면 또다시
너는 내 과거를 타고 미래로 날아가네
거점을 걸쳐서 더 연결돼가는 불빛
바람에 실려가는 너와의 날들이
옅게 흩날려갈 작은 빛들만 남기고
아 지워지네
떠나가듯 바래질 추억들이
남아있으니 나 아직 눈뜰 수 있어
그래도 계속 간직하고 싶은 것은
선명한 네 기억
우중충한 겨울 정오가
드리워주는 편안함을 보고 있어
나는 계속 이렇게 지내
무언갈 흘려보내는 사람처럼
헤어지고 누구와 이별을 해서
그냥 이렇게 있는 건 아닌데
그래 누가 보면 오해할 수는 있겠네
그래도 난
가끔 네가 생각나
가끔씩 고개를 숙여
가끔씩은 아무 말도 안 해
눈을 감고
이 기억이 날 계속 데려간다면
함께 바란 미래 하지만 다른 길로
이끌어주었음 해
날 버리고 너는 또
다른 꿈을 꿀 수 있도록
난 널 잊을 수 없어
영월이 반복돼도 잊을 수 없어
시작의 9월, 연결의 도월, 기점의 끝 3월
기억을 잇는 차원처럼
바람에 머물렀던 선명한 그날들이
너와 지내온 과거의 빛
기억 속 그 별들이
날 지나가고 내가 너를 잊지 못했던 건
네 시간이 날 비추고 있어서였을까
별이 계속 빛나고 있는 이유는
그래서인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