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잘 알아
끝없는 괴리감
시답잖은 칭찬은 날 더 지쳐가게 해
혼자 있고 싶어
나도 모르는데 네가 나를 알아?
"혼자 울지 마"
같잖은 소리 마
가짜 가면을 쓰고 위로하는 거짓말
사실 나도 알아
네 맘이 편하려고 하는 거잖아
나도 잘 알고 있어
그만해줘
여긴 너무 춥고 비었어 텅
어제는 너무 서러워서 울었어 펑
아아- 내 말 안 들려?
아아- 좀 더 울 수 있겠다
이 습관은 언제부터였을까?
아마도 눈물의 빈도수가
늘었던 15 그때의 울보가 시작한 습관이 아녔을까?
난 분명히 밖에선
깨지고 밟히고 찢기고 외계인 취급인데
울 엄마는 내가 제일 멋지고
본인의 전부라 말한 게 괴리가 돼
그때부터 숨죽여 울기도 했어
들키면 나의 영혼이 깨질까 해서
우리 엄마의 밤을 지켜 주고 싶어서
나는 그대 밤에 아름다운 달님이어서
잘 숨을게 잘 숨길게
약한 소리가 나오려 할 때면 통화를 끊고
가슴이 피멍에 절여질 때까지
꽉 막고 슬픔이 흐르지 않도록
감정이 저려서 마비가 되도록
사니까 두 번째 습관이 생기게 돼
무리야 그건 뜬구름이야
꿈이라고 말해도 안 됐던
21에 생긴 병이란
"모질아, 제발 주제 파악해"
"넌 참 많이 다정하네 또 따스하네"
"다정하게 넌 선을 잘 지키는 애야"라는 말투성인 애
이유는 눈치를 보니까겠지 자의는 버리고 살아서겠지
버림을 받는 것보다는 이렇게 사는 게 편해
이렇게 살다가 모두 다 변해
첨에는 모두 다 내게 다정해
그러다 선에 넘는 행동에
한 번이라도 삐끗하고 머뭇한 날 보면
"쟤는 내 먹잇감이네"
그리고 퍽, 입으로 총
매듭인 혀로 내 숨을 턱 막히게 만들어
어떡해? 정들어 버려서 모질이인 나인걸
네가 등 뒤에 큰 날붙일 숨기고 온대도
모른 척하고선 그냥 널 안을게
힘껏 내 멍청한 심장을 찔러줘
세 번째 습관은 어두운 밤이오면
내 앞에 당신을 간절히 믿는 거
왼손 약지 끝에 걸린 기적은 내 전부니까
살아간다는 의미는 내겐 끝없는 밤 같아서
빛도 멎어버린 설원에서 차게 식는 내게
넌 불이 되고 기적을 피워주며
"혼자 울지 마" "이것만 기억해줘"
"이젠.. 내가 있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