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옛날
내가 아주 어릴 적
내 조그마한 어깨엔
날개가 있었죠
모두가 잠든 밤에
아무도 모르게 난
날아올랐죠
온 세상을
먼 옛날
내가 아주 어릴 적
내 조그마한 이마엔
뿔이 두 개 있어
세상 나쁜 사람들
물리치곤 했죠
그땐 너무 쉬웠던
마법 같은 이야기
어느샌가
잊히고 말았죠
온종일 충만했던
길었던 내 하루가
눈 깜짝할 새
흐르는 지금
햇살 한 움큼에도
가슴이 두근대던
소년 소녀의 시간도
흘러
문득 더듬어 보는
우리 어깨와 이마
그 어딘가 아직
어렴풋이 남아 있죠
두려워하지 말아요
두 눈을 감고서
훨훨 날아갈래요
두 손을 맞잡고
넓은 세상 끝에서
다시 태어날래요
우린 아직
꿈을 꿔도 돼요
그대 뿔이
멋지네요
이제 우린
꿈을 꾸게 됐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