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껀 없는 듯해
명상과 운동 걸 통해서 들여다봐도
내 껀 없어 내 안에
미안해 입에 달라붙은 말
상황 하나 넘기기
"넌 내 감정 절대 모르지"
그 말에 나 되려 생각했어
넌 알까 내 감정
꿈틀댄 감수성 참고 출근하러 가는 길
아프니 묻지 않음 안 아픈 게 되고
몰아붙여 man up
몰두할 걸 찾아야 돼 숨어있지 않으려면
진지하지 생존에 대해
사랑이든 복수든 숨 붙어있어야 하기 땜에
너는 왜 맨날 말을 안 해 나한테
짐이 될 것 같기 땜에
할매한테 운동회도 숨겼었던 나라서
피해 다녀 내 자신을 팔아서 그 트라우마
엄마는 왜 돈 벌러 몇 년이나 안 돌아와
물어봐도 할머니도 바빠 7평짜리 분식
궁금해 내 껀 어딨는지
편부모 가정 교무실로 우유 받으러 가네
마주쳤던 같은 반에 여자애랑
똑같이 복지관서 받은 하늘 색깔 점퍼
놀림 받는 것도 무뎌져
근데 걔는 아닌가 봐 그렁거린 눈
담날부터 맨투맨 하나로 등교했지 늘
내 껀 없어 옷장에도 그럼
그러려니 것밖에 선택지가 없네
할머니는 돌려 입어 몸빼
짙게 밴 가난함의 굴레 넘 싫었나봐 누난
날 가지고 옷 입히기
무시받지 않기 위해 쏟아붓는 에너지
색깔 별로 다 갖추는 모자
높아지는 구두 굽과 향수 냄새
내가 봤던 영혼 중에 젤 강해 누나
나는 까먹었어 나를 원했었어 자유
박살 난 가정사가 박살 낸 건 내 내면
아무도 믿지 말란 조언 내게 깊게 새기고
떠난 부모님과 넘 많았던 혼자만의 식사 시간
너넨 절대로 알 리 없단 말투
동시에 친구 엄마의 편견 섞인 시선과의 사투
내 24시 술도 마다하지
모든 감정 거쳐 가는 심장 요동치는 소리
내 귓전에 돌아도 무시 내 자신과 싸울 시간 따위 없기에
덤벼봐는 짜치니까 선빵이지 여기엔
낮은 곳에 두발 딛고 서네
길 잃은 놈 천지, 전부 다 해방
편견을 부술 거지, 해방
슬플 때는 울고 즐거우면 웃을 거니, 해방
사람들이 쉬쉬하는 가난함을 개방
내 속안에 별들 전부 세봐
내 것이라 말하니 다 내 것 되네
매일 밤 왜 태어났나 지겨운 그 물음 속에
치유하기 위해 나 가진 것 쏟아내네 씨발 해방
삶 속에서 선택할 수 있는 것이 몇 안 되네
그러므로 해방
향수보다 깊은 향을 해방
받아본 적 없는 것을 주는 걸로 해방
친구 엄마의 눈동자에서 해방
타투로 덮은 손목 위의 흉터에서 해방
불면증을 떠나 내 잘못이 아냐 속삭여줘 제발
숫자를 세봐 하나 둘 셋 마법처럼 지옥에서 해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