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가 난 답조차 않게 되었지
대답할 수 없는 구조의 물음으로 마치
목소리의 시끄러움만이 설득력을 가진
듯 마냥 처음 내가 던진 화두가 멀어질 때면
멍청히 서서 아무 말 못하고 꽉 깨문 입술엔
이제는 닳아 해묵어진 두려움과
불현듯 조립되어버린 어떤 생각
치열한 억누름 끝에 하얘져버린 머릿속에서는
나를 부르는 고함에 소리 없는 외침이 격발돼
도망쳐 나를 부정하는 단어 하나에까지라도 마주서
부딪히겠다는 다짐을 새기기엔
그렇게 변할 모습이 나 스스로에게도
어색한데다 사실 뭐
당신에겐 관심 없는 내용들이지 언제나처럼
그냥 도망쳐
그냥 도망쳐
지켜야했었던 선이 지킬 선을 넘은 곳에서
익숙해지지 않는다는 사실에 익숙해지는 건
지켜야했었던 선이 지킬 선을 넘은 곳에서
도무지도 익숙해지지 않는 의자를 남겨두고
그냥 도망쳐
나를 부정하는 단어 하나에까지라도 마주서
부딪히겠다는 다짐을 새기기엔
그렇게 변할 모습이 나 스스로에게도
어색한데다 사실 뭐
당신에겐 관심 없는 내용들이잖아 그런 관점에서
나를 부정하는 단어 하나에까지라도 마주서
부딪히겠다는 다짐을 새기기엔
그렇게 변할 모습이 나 스스로에게도
어색한데다 사실 뭐
당신에겐 관심 없는 내용들이지 언제나처럼
그냥 도망쳐
그냥 도망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