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치우는 한 점 바람에도
내 가슴 이리 미어지는 것은
가을 산 붉게 타오르는 단풍잎처럼
아직 못다 한 사랑이 남아 있나 보다
실개천 은빛 억새의 작은 잔영에도
내 가슴 이리 소용돌이치는 것은
비우고 비워내도 새순처럼 돋아나는
그대 생각이 아직 남아 있나 보다
나뭇잎은 전향의 연서를 쓰고
바람에 흔들리는 가녀린 코스모스
이리저리 길 잃고 방황하는
아기 사슴같이 마음 산란한 시월
마음 산란한 시월
타는 햇살은 아픈 이별을 준비하고
밤새 뒤척이며 꿈이 길어지는 밤에는
먼 데서 아마 그대가
내 생각을 하고 있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