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등
이른 새벽
골목을 깨우는
소리 없는 알람이다
그 무렵 밤이 늦도록
엄마는 돌아오지 않았다
불을 끄면 이불보다 무거운
어둠이 갑갑했다
불을 켜면 텅 빈 공간이 밀려들어 쓸쓸했다
그럴 때면 골목을 걸었다
질질 감긴 골목을 펴며 걸었다
전봇대 아래로 버려진
시든 별이 있다
웅크리고 있는 까만
빛웅큼을 데려 와 창에 붙였다
파닥파닥 고요하게
내쉬는 별의 숨
그리고 나의 숨
나만 들을 수 있는
나만 기댈 수 있는
나의 별메이트
소리를 지우고
가장 큰 소리로 웃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