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의 관 위로 한 삽 한 삽 흙을 떠 넣었다
아빠가 덮혔고
사라져, 묻힌 기억마저 잊힐까봐
흙을 덮어 둥근 자국을 만들었다
빠파빠파 아빠와 아파를 함께 불렀다
빠파빠파 읊조리면
오로라빛 다정한 리듬이
내게로 와줄 것만 같았다
아빠 아파 아빠 나 아파
끼적이는 사이
빈 종이에 갇힌 눈물이
빠파빠파빠파파 재잘거린다
바다를 쪼던 빛점처럼
빠파빠파들이
가슴에서 미어졌다
아빠라는 말,
쓰라릴 때 바르라며
태어나기도 전에 들려준 말이었다는 걸
아빠, 아빠
‘그리고 그래서 그러므로’의 날들이
수없이 반복 되고
오랜 날이 흘러,
땅이 텅 비는 날
다음 생을 기약하는
그 날이 오면
동그란 생으로 피어나줘
아빠, 아빠
아빠
안개 자욱한 하늘 학은 돌아오지 않고
계수나무 꽃 그늘 속 닫힌 사립문
물가에 하루종일 신령스런 비
땅 가득 향기로운 구름 젖어 날지 못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