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기록이자 편지야
다른 삶을 살고 있을 나에게
그리고 다른 세계의 나에게
남겨두는 기록 첫번째
보았던 환상과
느껴진 환각 속에서
여러 생각과 세상이 날 덮치고
정신차려보니 여긴 어딘가
주변을 둘러보고
고뇌 끝에 내린 결론은
평행우주는 존재해
그래 내가 내자신이 아닌 세상이
그게 아닐지도 모르지만
일단 가능성은 무한하니
직접 보았던 그곳엔 말야
수많은 내가 있었지
성공한 나도 있었지
저 밑바닥의 나도 있었지
그 시간과 공간이
뒤엉킨 듯한 곳에서
혼란함을 뒤로한채
운명을 받아들였을 뿐
내 자유의지는 묵인된지 오래
처음부터 정해진
시작과 결말 그 안에서
뭔가를 바꾸려 발버둥쳐봐도
어떤 것이든 다 정해진 것이었으니
의지는 사라지고
망가져버린 나만이 남아있어
그럼에도 다시 한번
일어났던 이유는 말이야
내가 뭘 하고 뭘 했던 뭐가 될 때까지
뭐라도 해야지 뭔가 되야만 하겠지
그래야 부끄럽지 않겠지
또다른 내가 나를 봤을 때
당당할 수 있게
내가 뭘 해도 사람들이 환호할 위치까지
올라가야만 하겠지 다짐하며
내 눈앞의 세상으로 한 발짝 나아가
받아들여야지
내게 닥쳐올 운명을
그리고 성장할 발판을 밟고
위로 가야만 해
부끄럽지 않게 더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