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말해줬는데 보고 싶은 게 있으면
글자만 잘 입력하면 컴퓨터가 보여준대
도대체 무슨 말인지 이해 못 하는 나에게
친구는 설명해 줬지
컴퓨터와 나누는 대화라고
친구는 컴퓨터랑도 거뜬히 나누는 대화를
나는 왜 잘 못했는가 아니, 네가 왜 그랬냐
어쩌면은 다행이지 상대가 인간이라서
만약 네가 컴퓨터였다면
나는 진작 부숴버렸을지도 몰라
그때 바닷바람은 진짜 바람이었는데
멀리 서있던 카메라는
그냥 입력하는 컴퓨터
착각하지 마세요
우리는 0과 1이 아니었어요
초점 없던 당신 눈빛은
꺼지기 직전의 망한 컴퓨터였어요
오차 없는 기계라고 믿음 가득한 세상에서
오류가 생기면 내 문제라고
말씀하신다는 하나님
한 글자 좀 다르다고 멈춰버릴 기계라면
그냥 부숴버릴까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까
친구가 말해줬는데 보고 싶은 게 있으면
글자만 잘 입력하면 컴퓨터가 보여준대
도대체 무슨 말인지 이해 못 하는 나에게
친구는 설명해 줬지
컴퓨터와 나누는 대화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