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교 위의 네모난 상자 속에서
처음 나와 만난 노란 병아리 얄리는
처음처럼 다시 조그만 상자 속으로
들어가 우리 집 앞뜰에 묻혔다.
나는 어린 내 눈에 처음 죽음을 보았던
1974년의 봄을 아직 기억한다.
(해철)내가 아주 작을 때 나보다 더 작던
내 친구 내 두손 위에서 노랠 부르며
작은 방을 가득 채웠지
품에 안으면 따뜻한 그 느낌 작은 심장이
두근두근 느껴졌었어
(동규)우리 함께 한 날은 그리 길게 가진 못했지
어느 밤 얄리는 많이 아파 힘없이 누워만 있었지
슬픈 눈으로 날개짓하더니 새벽 무렵엔 차
디차게 식어 있었네
*굳바이 얄리 이젠 아픔 없는 곳에서
하늘을 날고 있을까 굳바이 얄리
너의 조그만 무덤가엔 오늘도 꽃은 피는지
눈물이 마를 무렵 희미하게 알 수 있었지
(해철)나 역시 세상에 머무르는 것
영원할 수 없다는 것을 설명할 말을
알 순 없었지만
어린 나에게 죽음을 가르쳐 주었네
*반복 굳바이 얄리 이젠 아픔 없는 곳에서
하늘을 날고 있을까 굳바이 얄리
언젠가 다음 세상에도 내 친구로 태어나 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