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걷다가 문득 떠오르던
그대가 바라보던 하얀 달빛
거리에 부는 바람 따라서
그대 생각에 잠겨 본다
보이지 않는 길을 걷다
내리는 비와 바람에
아픔과도 같았던
시간이 흘러가는데
하늘은 그루잠을 자는데
이 밤에 다시 피어나는 꽃잎도
길고 기나긴 세월 흘러서
짙어가는 안개 속에 흩어져
내가 서 있던 언덕 저편에서
공허함과 바람이 불고 있다
텅 빈 거리를 등진 걸음에
깊은 침묵에 잠들었다
어두워지던 길을 걷다
붉어진 눈에 흐르던
노을빛에 비춰진
눈물이 흘러내리고
하늘은 그루잠을 자는데
이 밤에 다시 피어나는 꽃잎처럼
길고 기나긴 세월 흘러서
짙어가는 안개 속에
가려진 허무함 속에 남겨진
그대 아픔에 잠들다
깨어나지 못할 텐데
그대를 바라볼 수가 없는 곳에서
이렇게 어둠 속에 머물러
바람이 차가워진 새벽에
소리도 없이 사라지는 그대처럼
돌아가지도 못할 기억도
밤하늘에 별이 되어 사라져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