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랜 옛날, 한 왕국에 지크프리트라는 왕자가 살고 있었단다.
“드디어 내일이 지크프리트 왕자님의 성년식이야.”
“얼마나 기다렸다고. 지크프리트 왕자님은 정말 멋져.”
왕궁은 성년식 준비로 아주 들떠있었어. 하지만 지크프리트 왕자는 기쁘지 않았어.
왕비인 어머니는 내일 성년식 무도회에서 신붓감을 골라야 한다고 말씀하셨기 때문이야.
“지크프리트. 내일 성년식 무도회에서 신붓감을 골라야 한다.”
“어머니, 어떻게 사랑하지도 않는 사람과 결혼을 할 수 있죠?”
“넌 내 뒤를 이어 이 나라 왕위에 오를 사람이야. 여러 나라에서 온 공주들 중에서 네 신부이자 미래의 왕비를 꼭 뽑아야 한다. 알겠니?”
왕자는 고개를 떨어뜨린 채 한숨을 내쉬었어. 함부로 거역 할 수 없는 명령이었거든. 왕자는 입을 굳게 다물고 있었지.
푸드덕푸드덕
‘아, 아름다운 백조구나. 마음껏 날아가는 모습이 참 부럽구나.’
왕자는 창밖에 날아가는 한 무리의 백조들을 보며 생각했어. 그 때 왕자와 함께 있던 왕자의 친구가 왕자의 기분을 풀어주려고 말했어.
“우리 백조 사냥을 갑시다!”
“그래, 좋아. 지금 당장 나가자.”
왕자와 친구들은 환한 달빛 아래 숲으로 말을 몰았어.
다그닥다그닥
“말을 타니 기분이 좀 나아지는군. 그 쪽에 백조가 보이나?”
백조를 찾아 돌아다니던 왕자 일행은 숲 속 깊은 곳에서 커다란 호수를 발견했어. 호수의 맑은 물은 은은하게 빛나는 달빛과 반짝이는 별빛이 반사되어 아주 아름다웠지. 또 호수 주변에 홀로 있는 낡은 성은 고요한 호수의 분위기를 더 아름답게 만들어 주었어.
우우웅우우웅
그때 어디선가 올빼미의 울음소리가 들리더니 백조들이 하나 둘 호수 위로 내려앉는 거야.
“우와, 정말 눈처럼 희고 깨끗해. 저 앞에 있는 백조 좀 봐. 황금과 다이아몬드로 된 작은 왕관을 머리에 쓰고 있어.”
왕자의 일행은 몸을 숨기고 백조 사냥을 시작했어. 하지만 몇 걸음을 옮기기도 전에 인기척을 느낀 백조들이 허둥지둥 날개를 퍼덕이며 순식간에 하늘로 날아올라 사방으로 흩어졌어.
“모두 백조들을 따라가!”
“이랴! 서둘러!”
왕자의 말에 친구들은 말을 타고 서둘러 백조들을 쫓기 시작했어.
‘나도 어서 가야지! 어? 저기 누구지?’
왕자도 곧 말을 탔는데 문득 누군가가 보이는 거야. 왕자는 말에서 내려 몸을 숨기고 조용히 기다렸지. 놀랍게도 왕자가 본 것은 한 여인이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