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을 움켜쥐며
주 예수님께 울며 했던 기도
높다는 산 위의 부처님
계속 내 허리를 굽히고
정각마다 메카를 찾으며
외워대던 늘 같은 내용
제발 타블로 만큼만
랩 잘하게 해 주세요
아니 그것보다 잘해
내 우상을 뛰어넘게 되면
지옥 가서 매일 불 타도 좋다고
미친 듯이 빌었어
솔직히 가난 몰라
굶어본 날도 얼마 없어
부모 돈에 업혀서
인생의 고비 사막을 지나 왔어
요즘 애들이 다 한다는
멋진 게 뭔지는 몰라도
Rap for real
내 붉은 깃발을 꽂을 곳
huh 장래 희망에 적어대던 게
하루의 삶이 되는 일
자랑했던 과걸 회상하며
깊게 고개 숙이는 일들이
모여 나의 하루가
돼 버렸던 거였지
녹아내리듯이 시간이
내 몸과 맘 안에 천천히 스며들지
그제야 최면에서 깨
어제의 난 숨겨 두고
오늘의 나를 다시 마주하지
CRPS 이름도 어려운 내 병 이름
이러다 죽겠거니 하고
눈 감으면 내일이 되듯
늘 내일 눈 감을 각오로 보내 왔지
스물 다섯 고개들
go get em 날 욕하는 건
적이 아닌 내 친구
이제 적이 된 내 친구들
모두 잘라낼 거야 엄지를
배 아파서 속 안에 모든 걸
토해내도 뭐 같은 기분을
선물하고 싶어 난 무서워도
무대로 기어 올라가
초점은 촛불의 가장 붉은 곳
응시하며 감각을 닫아
다시 눈을 뜨면 눈에 불이 붙어
내 목을 타고 올라가
난 소리들 뿜어내 잘 봐 둬라
내가 지나간 모든 곳
타는 듯한 느낌에
소릴 지르게 될 거야 아마
지금까지의 발자국보다
미래가 나의 주머니를 채워
내가 이뤄낼 곳에 시체를 세워
여기 서서 죽을 거야
십자가를 가져와
양 손바닥에 대못을 박아
괜찮아 이 곡이 끝나는 순간
난 이미 다른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