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푼첼은 매일 창밖을 바라보며 마녀를 기다렸단다. 탑 꼭대기에는 작은 창 하나가 있었는데 마녀는 탑에 들어가고 싶을 때면 밑에 서서 소리쳤단다.
“라푼첼, 라푼첼, 머리카락을 내려다오.”
라푼첼은 마녀가 외치는 소리를 들으면 머리카락을 창틀 고리에 감고서 탑 아래 바닥으로 늘어뜨렸단다. 그러면 마녀가 라푼첼의 머리카락을 잡고 탑 꼭대기까지 올라왔어.
“어머니, 전 언제쯤 밖에 나갈 수 있어요? 여긴 정말 외롭고 쓸쓸해요.”
“오, 그런 말 말아라. 바깥 세상은 네 머리카락을 가지려는 사람들로 꽉 차있어. 여기가 가장 안전하단다.”
라푼첼은 늘 탑에 갇혀 있었지. 마녀가 라푼첼을 괴롭히지는 않았지만, 라푼첼은 늘 외롭고 쓸쓸했어.
“랄라라라라라라, 랄랄라라라라라라.”
“어? 이 노랫소리는 어디서 나는 거지?”
하루는 라푼첼이 창가에서 부르는 노랫소리를 지나가던 왕자가 우연히 듣게 되었단다.
“아니 저렇게 높은 곳에 사람이 살고 있다니……. 도대체 저기까지 어떻게 올라가는 거지?”
왕자는 아름다운 노랫소리가 들리는 탑 꼭대기까지 올라가고 싶었어. 하지만 탑 밑에는 문도 계단도 없어 위로 올라갈 방법이 없었단다. 왕자는 그 후로도 매일같이 라푼첼이 갇혀 있는 탑으로 왔어.
“날마다 와서 살펴봐도 저 꼭대기까지 올라갈 방법을 찾을 수가 없어. 대체 어떻게 된 거지?”
탑 꼭대기까지 올라갈 방법을 고민하던 왕자는 어느 날 마녀가 외치는 소리를 들었단다.
“라푼첼, 라푼첼, 머리카락을 내려다오.”
그러자 탑 꼭대기에서 길고 탐스러운 머리카락이 내려왔어.
‘옳지. 저렇게 하면 되는 거였어.’
다음날 왕자는 탑 아래에서 외쳤어.
“라푼첼, 라푼첼, 머리카락을 내려다오.”
그러자 탑에서 머리카락이 스스르 내려왔어. 왕자는 머리카락을 잡고 탑으로 올라갔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