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지는 쓰러질 것 같은 작은 오두막으로 공주를 데려갔어.
“이렇게 작고 낡은 집에서 누가 살죠?”
“당신과 내가 살 집이오.”
오두막으로 몸을 구부리고 들어온 공주는 거지를 바라보며 말했어.
“하녀들은 어디 있어요?”
“하녀라니? 당신이 모든 일을 직접 해야 하오. 어서 밥을 해 와요.”
공주는 당황스러워서 어쩔 줄을 몰랐어. 할 줄 아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거든.
“오늘은 내가 할 테니, 잘 보고 내일부터는 당신이 하시오.”
며칠이 지나자 먹을 것이 떨어졌어. 거지는 버드나무 가지를 꺾어다 주며 말했어.
“바구니를 만들어요. 그걸 팔아서 먹을 것을 사 옵시다.”
“아야, 나뭇가지가 너무 질겨요. 제 손이 다 긁히고 찢겼어요.”
“그럼, 바구니 대신 물레를 돌려 실을 뽑으시오.”
“아야, 물레에 찔렸어요. 여기 피가 나요.”
“정말 당신은 아무것도 하지 못 하는 군. 시장에 나가 그릇을 파는 건 할 수 있겠지?”
공주는 너무 창피하고 속상했지만 어쩔 수 없었어. 그릇들은 아주 잘 팔렸어.
“예쁜 공주가 그릇을 판대요. 알고 있어요?”
“아, 저도 지금 거기로 그릇을 사러 가는 길이에요.”
“예쁜 공주가 그릇을 판다니 나도 사야겠어요.”
공주와 거지는 그릇을 판 돈으로 먹고 살기 시작했어. 하루는 공주가 길가에 그릇을 늘어놓고 있는데 술에 취한 병사가 말을 타고 다가왔어.
“이것들이 다 뭐야? 저리 치워! 에잇, 다 밟아 버릴 테다!”
“아, 어떡하지? 으흐흑.”
공주는 울면서 집으로 돌아왔어. 공주의 이야기를 들은 거지는 공주는 달래주기는커녕 화를 내는 거야.
“이번에는 제대로 하나 했더니. 내일부터는 성으로 가서 일을 하고 먹을 걸 얻어 오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