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지나면 잊을 수 있을까
괜찮아질 수만 있어도 좋은데
니가 있던 곳에 지금 너는 없어
내가 있던 곳에 지금 나는 없어
가로수 골목을 지나
너와 갔던 카페를 지나
계속 길을 따라 걸으면
그 길 끝에 너 있을까 봐
혹시 너도 오는 길이니
이젠 좀 괜찮아졌어
조금은 살 만해졌어
시간도 많이 지났고
나이도 좀 먹었고
하는 일도 많아서
너를 생각할 여유조차 없어
그런데 아직도 니가 보고 싶어
이런 내가 한심해
니 얼굴이 자꾸만 아른거려
가로수 골목을 지나
너와 갔던 카페를 지나
계속 길을 따라 걸으면
그 길 끝에 너 있을까 봐
혹시 너도 오는 길이니
혹시 너도 나를 잊지 못한 거라고
혹시 너도 내게로 오는 길이라고
혼자 생각해 봐도
수 많은 사람 중에
그 속에 너 있을까 봐
그 길에 혼자 서 있어
가로수 골목을 지나
골목을 지나
너와 갔던 카페를 지나
카페를 지나
계속 길을 따라 걸으면
그 길 끝에 너 있을까 봐
혹시 혹시
너도 오는 길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