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가 화장실
다녀오겠다며
나간 지도
한참 지나 벌써 두 시간
따뜻한 라떼 차갑게 식어 가
할 일 없이 휴대폰만 만지작
전화 걸어봤지만
무뚝뚝한 신호음과
앵무새 같이 반복하는
자동 응답이
날 더 초조하게 해
넌 어디에 있어
그녀는 일 사랑
모두 완벽해
반납했어 모처럼 맞은
휴일도 완전 워커홀릭
난 그런 모습에 매력적
홀린 것 같아
쉬지도 못하는 그녀 몰래
찾아가서 전화해
잠깐 나올래
조금 후에 회사 맞은 편
카페에서 나오는 그녀
진한 라떼 향이 나
잘 모르겠어 내 맘을
나도 알 수조차 없어
누가 좋은지
매일 밤 너와 나
그리고 다른 너와 나
우리 둘을 생각해
잘 모르겠어 어쩌면
둘 다 놓치기 싫은
내 욕심일 테지
좋은 사람 괜찮은 사람
바로 너야 너라니까
아리따운 그녀와
함께한 한두 시간
불편한 듯 찜찜한 표정이
걱정스러워
같이 하러 갈까 기분전환
리코타 치즈 곁들인
프레즐 먹을까 하는데
그녀 회사 일이 급하다며
나가는 문 앞에
한 남자가 그녀 백을
들고 서 있네
도무지 돌아올
기미가 안 보여
갈까 말까
몇 번을 망설이다가
그녀가 앉았던 자리에
내 한 달 치 월급으로 산
그녀의 명품 백을
들고 나가는데
그녀의 회사 옆 카페에
웬 남자랑 있어
네가 왜 거기에
얼음 땡땡처럼
그 자리에 난 얼었어
잘 모르겠어 내 맘을
나도 알 수조차 없어
누가 좋은지
매일 밤 너와 나
그리고 다른 너와 나
우리 둘을 생각해
잘 모르겠어 어쩌면
둘 다 놓치기 싫은
내 욕심일 테지
좋은 사람 괜찮은 사람
바로 너야 너라니까
잠시 멍때렸지만
금방 상황 파악이 돼
막장 드라마에서나
보던 상황인데
어찌 됐건 상관없어
향기 좋은 Girl
주변엔 온갖 벌레들이
꼬이는 법
그녀는 내 거야
아니 내 거야
무슨 소리야
내 여자라니까
이 백도 내가 산 거야
너 뭐야
넌 뭐야
말 없이 가버리는 널
포기 못해
넌 너무 치명적이야
잘 모르겠어 네 마음
누가 나를 더 사랑하는지 몰라
밀었다 당겼다
들었다가 내려놨다
정말 아찔아찔해
잘 모르겠어 내 맘 놓기 싫은
욕심일 테지
좋은 사람 바로 너야 너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