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쪽이는 다시 “끙!”하고 힘을 줬어. 이번에도 칡넝쿨은 쉽게 툭툭 끊어졌지. 그런데 호랑이 여러 마리가 어슬렁거리며 반쪽이를 보고 있었어. 곧 호랑이들은 반쪽이한테 으르렁 소리를 내며 달려들었지.
“크르르, 어흥!”
“어, 웬 호랑이가 이렇게 많지?”
반쪽이는 무서워하지 않았어. 반쪽이는 호랑이가 달려들 때마다 한 손으로 호랑이를 퍽퍽 때려잡았어. 반쪽이 옆에는 반쪽이가 잡은 호랑이가 한 마리, 두 마리, 세 마리……. 자꾸 쌓여 갔지. 얼마 지나지 않아 반쪽이는 자신에게 달려들었던 많은 호랑이들을 다 잡았단다.
“벌써 날이 이렇게 어두워졌다니. 형님들한테는 내일 날이 밝으면 가야겠구나.”
날이 어두워지자, 반쪽이는 하룻밤 잘 곳을 찾았어.
“계세요? 하룻밤만 재워주십시오!”
‘아니, 어떻게 반쪽짜리 녀석이 저렇게 많은 호랑이 가죽을 가지고 있지? 흐음…, 저걸 내 것으로 만들어야 할 텐데……’
주인은 반쪽이가 가지고 있는 호랑이 가죽들이 탐이 나서 반쪽이가 자기 집에서 묵어도 좋다고 했어. 그러고는 웃으며 말했지.
“자네, 나하고 내기 장기 한 판 두려나?”
“네? 무엇을 걸고 하는 내기 장기인가요?”
“내기는 이렇게 하지. 장기를 세 번 둬서, 세 번 다 이기는 사람이 이기는 걸로 하지. 만약 내가 이기면 자네가 가지고 있는 호랑이 가죽을 내게 주게나. 대신, 자네가 이기면 자네를 우리 집 사위로 맞아드리겠네.”
주인은 반쪽이가 뭐든지 반만 남아 있어 당연히 자신이 이길 거라고 생각했어. 그런데 내기 장기를 시작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주인은 깜짝 놀라기 시작했지.
‘아니, 이 놈이 보기와는 다르게 장기를 잘 두잖아. 이러다 지겠는데.’
“헤헤. 장기 두는 분 어디 가셨나요? 어서 두시지요.”
주인은 이마에 땀을 뻘뻘 흘리며 장기를 뒀어. 반쪽이는 헤헤 웃으면서 장기 세 판을 다 이겼지.
“자, 주인 어르신. 약속한 딸을 제게 주시지요.”
“뭐라? 이런, 건방진 놈을 봤나? 어디서 반쪽이 주제에 우리 딸을 찾아? 밖에 아무도 없느냐? 이놈을 당장 내쫓아라!”
덩치 큰 하인들이 우르르 몰려오며 말했어.
“네. 어르신. 이놈아, 당장 나오지 못해? 얼른 나와!”
문 밖으로 쫓겨난 반쪽이는 크게 소리쳤어.
“오늘 밤, 딸을 업어 가겠습니다!”
그 말을 들은 주인 영감은 집 안과 밖에 하인들을 세워 딸을 지키도록 했어.
“반쪽이가 우리 집 근처에 얼씬도 못하게 지키고 섰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