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와 달이 된 오누이 1부

레몽
앨범 : (소리동화 레몽) 해와 달이 된 오누이

옛날, 아주 오래전 호랑이가 담배 필 적 이야기란다.
깊은 산골에 홀어머니와 어린 오누이가 살았어.
어느 날 어머니는 고개 넘어 잔칫집에 일을 하러 가게 되었어.
“얘들아, 아무한테나 문 열어 주지 말고 집 잘 보고 있으렴.”
어느덧 저녁이 되었어. 아침부터 종일토록 일을 한 어머니는 떡 광주리를 머리에 이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지.
“휴우, 아이들이 기다릴 텐데. 어서 가야지.”
타박타박 한 고개를 넘는데 커다란 호랑이가 떡하니 길을 막는 거야.
“어흥! 떡 하나 주면 안 잡아먹지!”
“에그머니나! 옛다!”
어머니는 깜짝 놀라 떡을 휙 던져 주고 부리나케 달아났어. 두 번째 고개를 넘는데 이번에도 호랑이가 턱 버티고 서 있는 거야.
“어흥! 떡 하나 주면 안 잡아먹지!”
“에그머니나!”
어머니는 얼른 떡을 던져 주었어. 세 번째 고개를 넘는데 어쩌지, 이번에도 호랑이가 먼저 와서 또 길을 막고 서 있는 거야.
“어흥! 떡 하나 주면 안 잡아먹지!”
“에그머니나, 또? 자, 여기 있다!”
네 번째 고개, 다섯 번째 고개……. 호랑이는 고개마다 기다리고 있다가 나타났어.
“하하하, 떡 하나 주면 안 잡아먹지!”
“아이고. 이를 어쩌면 좋아. 자, 여기 있다.”
결국 어머니는 빈 광주리를 머리에 이고 터벅터벅 마지막 고개를 넘었어. 그런데 호랑이가 또 나타난 거야.
“어흥! 떡 하나 주면 안 잡아먹지!”
“호랑아, 이젠 떡이 없단다. 제발 날 살려주렴. 집에서 아이들이 기다리고 있단다.”
어머니는 울먹이며 말했어. 호랑이는 어림없다는 듯이 무섭게 소리쳤지.
“어흥! 떡이 없으니 널 잡아먹어야겠다!”
그러고는 어머니를 한 입에 꿀꺽 삼켜 버렸어.
호랑이는 어머니 옷을 입고 광주리를 머리에 이고 오누이가 기다리는 집으로 갔어.
“얘들아, 엄마 왔다. 어서 문 열어라.”
호랑이는 어머니 흉내를 내며 말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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