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오늘도 종로 거리에 담배 물고
전봇대에 기대어 서있네
동녘 하늘엔 붉은 태양이 솟아올라
도시의 아침이 밝아온다
잠을 자던 소음들이
일어나 하품하고
사람들은 어디론지 걸어가네
높디 높은 빌딩들을
한참동안 바라본다 아 아
저만치로 자리를 비켜서서
집채만한 기계들이
땅 밑으로 굴을 파고
나는 빨리 지각의 두께 셈해본다
내가 오늘도 걷고 있음에 축복해주
대지여 오늘도 안녕하고
자꾸만 커져가는
내 고향을 근심한다
사람들은 태연스레 오가는데
소심한 이 도시인은 자꾸
발 밑만 쳐다본다 아 아
어느덧 하루해는 기우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