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여 춘향이는
사령이 오난지
군노가 오난지
아무런 줄을 모르고
독수공방 상사일념으로
세월을 보내는디
갈까부다 갈까부네
님을 따라서 갈까부다
천리라도 따라가고
만리라도 따라 나는 가리
바람도 쉬여넘고
구름도 쉬여 넘는
수진이 날진이
해동청 보라매
모도다 쉬여넘는
동설령고개
우리님이 왔다하면
나는 발 벗고
아니 쉬여 넘으련만
어찌하여 못가는고
무정하여 아주잊고
일장수서가 돈절헌가
뉘년으 꼬임을 듣고
여영 이별이 되었는가
하날의 직녀성은
은하수가 맥혔어도
일년일도 보건만은
우리님 계신 곳은
무삼 물이 막혔간디
이다지도 못오신가
차라리 내가 죽어
삼월동풍 연자되어
임계신 처마 끝에
집을 짓고 노니다가
밤중만 임을 만나
만단정회를 풀어볼거나
아이고 이를 어쩔거나
이를 장차 어쩔거나
그저 허번이 울음을 울 제
청삽사리 흑삽사리
컹컹 짖고 나서거날
게 뉘라서 남의 개를 그리 짖기나
문 틈으로 가만히 내다보니
사령군로가 나왔거날
아차 아차 아차 내 잊었다
오날이 기삼일 점고라더니
무슨 야단이 났나부다
내가 전일의 장공방청 사령들게
인심을 과히 잃었더니
홈초리를 내가 바르리라
치자다래 그린 유문지유사로
머리를 바다득 졸라매고
반물치마를 떨쳐입고
사령을 도르러 나오난디
문 펄쩍 열다리고
거짓 깜짝 반기는체
허허 번수네 오라버니
이번 신연길에 가겼더라더니
노독이나 아니 나게시며
새 사또 정처가 어떠허오
내가 전인의 양반을 모시자니
자연 정이 베면한 일을
부디 섭섭히 생각마소
우수를 번뜻 들어
김번수 소매를 부여잡고
좌수를 번뜻 들어서
박번수 소매를 부여 잡고
뉘 집이라고 아니 들어오고
문밖에 와서 주저를 허는가
들어가세 들어가세
내 방으로 들어가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