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저물자 니가 나타났어
아무 표정 없는 날 보며
조금은 놀란 너였을테니까
한마디조차도 건네질 못하고
앞 뒤도 없는 노랠 중얼거리고
지나는 사람들 사이로
멈춰버렸던 저녁 8시
밤을 좋아하지 않던 너니까
같이 지워가기로 해
우릴 지워가기로 해
달빛 차가운 공기 속에
너를 또 나를 실어 보내줘
퍽 괜찮은 이 밤에
이젠 무너질 것도
더는 이뤄질것도 없는 우리
소멸되고 사라지자
괜찮은 이 밤에
술에 취해 붉어진 눈동자
시선은 초점을 잃은 채
흔들 흔들 흔들 흔들
비틀 비틀 비틀
비틀대네 주저 앉네
달빛 차가운 공기 속에
너를 또 나를 실어 보내줘
퍽 괜찮은 이 밤에
이젠 어긋날 것도
더는 좋아질 것도 없는 우리
소멸되고 사라지자
괜찮은 이 밤에
차가운 아스팔트 위
마치 우리모습 같아서
허탈한 웃음이 새어나와
다시 일어서 길을 걷네
달빛 차가운 공기 속에
너를 또 나를 실어 보내줘
퍽 괜찮은 이밤에
이젠 무너질 것도
더는 이뤄질것도 없는 우리
소멸되고 사라지자
괜찮은 이 밤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