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먼 자들의 도시

키피쉬
앨범 : 하루

21세기 사람들은 스스로 눈을 가렸지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는 좁고 흐려졌지
감성이 메마른 땅은 이기심을 잉태
자극적인 정보만 머릿속에 주입돼
사람들은 극도로 나약해
검은 돈, 비리, 폭력에 이끌려 갈 수밖에
인간보단 종교를 더 믿어
윤리와 도덕, 진실은 못 본 척 무덤에 묻어
멈출 줄 모르는 불도저는 하늘을 찔러
북극은 울고, 살찐 쥐는 도시를 가로질러
커진 빈부의 차는 대물림돼
기계에 먹힌 인간은 점차 퇴물이되
올바른 지식은 더이상 읽혀지지 않지
사라진 혁명가들은 무엇을 지지했지?
눈먼 자들의 도시. 태양의 빛은 없어
정의의 여신마저 안대를 풀었어
이곳은 눈먼 자들의 도시
지금 사람들은 스스로 눈을 가렸어
21세기 사람들은 스스로 혀를 잘랐지
세상을 대변하는 목소리는 풀이 죽었지
소통의 단절. 손가락만 바빠
소수의 소리는 잡초처럼 짓밟혀
표면에 드러난 갈등들은 탱크의 기름이 돼
붉은 피를 뿌려 국경을 뚫어
언론들은 성대를 잃고 잉크만 낭비
권력 앞에 마주 섰던 인권은 마비
순결은 먼지보다 가벼워졌지
각종 전염병들은 쉽게 펴졌지
천연자원 처럼 인심은 고갈되가
그들의 몸에 두른 보석들은 누가 캘까?
올바른 진보를 외친 자들은 숨바꼭질해
사상가는 펜 대신 돈을 손에 꼭 쥐네
사람들은 자기 소리를 잃었어
벙어리들의 도시. 간디는 죽었어
이곳은 벙어리들의 도시
지금 사람들은 스스로 입을 막았어
정직하던 지구는 궤도를 틀어 과거로 가려 꿈틀대
혼란의 방아쇠를 당겨
마이크를 잡은 자들은 위대하지만 겁 많고
바른 소리를 낼 때는 목이 잠겨
망원경으로 성경을 보려 애쓰지마
진정한 구원은 가까운곳에 있으니까
지금 이 도시는 슬퍼서 울어
구원자는 바로 너
어서 눈을 뜨고 입을 열어
이곳은 눈먼 자들의 도시
지금 사람들은 스스로 눈을 가렸어
이곳은 벙어리들의 도시
지금 사람들은 스스로 입을 막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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