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와 나의 소설

정형근


넉넉하지 못해도 불행하진 않았다
부모님을 모시고
두 딸을 키우며 첫딸은 탁구를
둘째딸은 양궁을 시키려했다
조금도 행복하려던 아내는
차가운 바람이 빚쟁이로 만들었다
헤어지기 마음먹고
아내를 찾으로 산넘어 바다로 갔다
거칠은 아내의 손을잡고
산을 넘을때
하늘이 찻잔에 흔들리고
붉은 단풍이 돈으로 보였다
<간주중>
내가 생각하기엔
잘살지도 못살지도 않았다
그런데 아내는 첫딸은 모델로
둘째딸은 텔런트로 키우려했다
에어로빅 다니던 아내가
비오는 날 춤바람으로
집을 떠났다
헤어지기 마음머고 아내를 찾으러
호수건너 마을로 갔다
다리춤아래에 등허리에
무거운 석양에 누울때
바람에 뱃머리가 흔들리고
소나기야 쫙 좀 쏟아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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