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항상 내곁에 그림자로 맴돌지만
짙은 어둠 스며들어 빛들마저 사라지면
어디론가 소리없이 바람으로 떠나간다
허락된 시간만큼 사랑안에 머물며
사랑을 하면서도 사랑밖에 서 있는건
바람닮은 니 모습이 두려운 까닭이다
머물다 사라지고 투명하게 돌아오는
바람의 그 의미를 전혀 알 수 없어서
니가 떠난 새벽2시
그 길목을 서성이며 사랑잃은 내 안에서
슬픈춤을 추고 있다
헤어짐을 준비하는 창백한 얼굴로
눈물보다 더 아픈 안타까운 몸짓속에
한마리 새처럼 외롭게 춤을 춘다
니 영혼에 뿌리내려 안주하고 싶으련만
바람닮은 니 사랑에 낯설게만 느껴져
벌거벗은 나목처럼 사랑밖에 서 있다
새벽이 밝아오면 바람이 불어오고
사라진 그 사람이 되돌아 오건만
표정잃은 석삼으로 사랑밖에 서 있는건
너의 돌아섬을 예감했기 때문이다
그순간에 그 아픔을 예비하고 싶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