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어느 산 그늘에

가객 정용주

날이면 날마다 이내 맘은
그대 오실 저 들길에 서 있었더라
날이면 날마다 이내 맘은
그대 오실 저 들길에 서 있었더라

이 꽃 피면 오실랑가
저 꽃 피면 오실랑가
꽃 피고 지고
그대 어느 산 그늘에 붙잡힌
풀꽃 같이 서 있는지
대체 무슨 일이 다요 저 꽃들
다 저불면 오실라요
찬바람 불어오고
강물소리 시려오면
이 내 마음 그 어디에
서 있으라고
어둡도록 안 온다요
이 내 혼자 어쩌라고
그대 없이 나 혼자 어쩌라고
저 들에 저 들국
지들끼리 다 저불것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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