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땐 남들보다
키가 좀 작았어
공주님을 구하는 건
언제나 마음속
내 세상 속에서나 가능한 일
현실은 내 생각보다
훨씬 더 거대했고
숨어 다니기를 반복
땅을 보며 빠른 걸음으로
걷기 시작해
날개를 접는 습관은 아마도
그때부터였을지도
또 내가 좀 더 컸을 때
컸을 땐
기타를 매고 돌아오는
골목길 곳곳에
피어 나오는 담배 연기를
피해 집으로 돌아와
가방을 내려놓는 순간
난 왕이 되는 상상을 해
내일이 오지 않았음 해
그곳에 가지 않으면
난 웃을 수 있을까
아니 난 울지 않을 수 있을까
날개 누구보다 더 높이 날아야 한대
반드시 꼭대기를 찾아가야 한대
급할 게 급할 게 넌 하나도 없어
오로지 세상만이 원하는 거야
가진 거 하나 없어
부러운 것만 많아
비행기 지나가는
하늘 아래 나는 잠자리
빠르게 크는 키에 비해
침대는 어제보다 짧아
밤새 꿈만 세며
뒤척이던 잠자리
놀이터는 너무 작아서
매일 세계 지도에
손가락을 짚었어
언젠간 다 가볼 거야
표시해둔 곳에
내 검지 자국은 꽤 깊었어
지금부터 어른
스스로 정의 내렸을 때는
모든 희망 뒤에
따르던 그림자
그 존재감은
내가 꾸던 꿈보다
훨씬 거대해
그림자 하나씩을
지우려 할 때마다
난 조금씩 변했네
상상도 안했던 better days
화가 나고 우울해서
괜한 싸움에 낙인이 새겨졌어
날개 누구보다 더 높이 날아야 한대
반드시 꼭대기를 찾아가야 한대
급할 게 급할 게 넌 하나도 없어
오로지 세상만이 원하는 거야
아이라 부르지 못할 나이야
나이 탓할 수 없는 아이야
이제서야 성숙함이
내 키 높이에 맞춰졌나
의식엔 저울이 겨우 자리잡아
내 날개는 균형을 위한 것 yeah
부서진 날개는 이어 붙이면 돼
세상 돌아가는 이치
전신 거울에 비친
그 속의 나 비로소 어른
날개 누구보다 멀리 내다봐야 한대
낮게 비행하면 추락이라 하네
이상할 게 이상할 게
넌 하나도 없어
그건 세상만이 말하는 법이야
Fly away fly away fly away fly aw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