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는 없다가
가끔 나타나는 날
너의 기억들이 그렇듯
빈틈 사이로 들어오는 너
종일 잊고 지내다
가끔 떠오르는 날
우리 추억들이 그렇듯이
조용하게 네가 그려져
잊을만하면 나타나
네 기억이 희미해지다
다시금 네가 떠올라 가끔씩
조용하게 네가 내게 들어와
잊을만하면 나타나
네 기억이 선명해져 가
그렇게 넌 나를 찾아와
2월의 마지막 날처럼
하얀 종이 위에다
너의 이름 세 글자
낯선 듯 익숙히 적어내면
오늘 하루가 너로 채워져
잊을만하면 나타나
네 기억이 선명해져 가
그렇게 넌 나를 찾아와
2월의 마지막 날처럼
아무것도 아니었던 네가
갑자기 내 전부가 돼버리는 날
불쑥 내 기억 속에 들어와 어질러놓곤
아무 대답 없이 넌 다시 사라져
잊을만하면 나타나
네 기억이 희미해지다
다시금 네가 떠올라 가끔씩
조용하게 네가 내게 들어와
잊을만하면 나타나
이 계절의 끝에 피어나
하루를 더 더해 이 순간
잊혀져 가던 네가 보여
겨울의 끝, 봄의 시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