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하고 창문을 열었다
내 얼굴은 흔들리고 있었다
`여름바람 때문인가?`
난 잠시 어리둥절하였다
목련꽃을 보다가
왠일인지 현기증을 느껴
잠시 누워있던 봄, 그 시간이
어렴풋이 기억나
동네 한 바퀴를 돌고서
전화 몇 통을 받은 후
걸레를 빨아 방을 훔치고
스포츠 신문을 넘겼지
왜 어떤 날은 시간이 더딜까
왜 어떤 날은 공중부양을 하고 싶나
도인처럼
내 책상 위에 명함들
그 중 어떤 이는 벌써 죽었다
뜨거운 팩소주를 쥐고서 난
그의 명복을 빈다
염색하신 어머니
비타민을 챙겨먹는 아버지
새로나온 12인치 노트북
화폐를 쥔 나의 손
동네 한바퀴를 돌고서
친구들에게 전화를 하고
걸레를 빨아 방을 훔친 후
와인 한병 반을 마셨지
왜 어떤 날은 싸움을 해야하나
왜 어떤 날은 UFO를 목격하고 싶나
너처럼 나처럼
여름바람 때문인가 그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