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 맥 ♠
아득한 하늘 너머
천년 그리운 님의 얼굴이여
천년을 묵묵히 기다려야 하는가
파랗게 이끼 먹도록
태양을 외면한 체 매양 너를 키워 온
검은 바위 바위를 안고
그렇게 오래도록 침묵을 뒤집어쓰고
누워 있어야만 하는가
지나온 날들을 생각지 않겠다
모질게 아려오는 슬픔의 노랠랑
아예 부르지 않겠다
녹슨 세월을 발 돋음하고
노을처럼 붉게 타오르더니
고독이 하얗게
눈으로 내려 덮인 마음 기슭엔
봄을 거부하는 하늘이 미워
가슴에 가득히 별을 심어다오
작은 꽃포기 하나라도 심어다오
구겨진 상처를 끌어안고
뜨거운 그리움에 몸부림치더니
하늘이여
내 세 봄을 맞아 한 번의 푸른 옷을
웃어야 할 그때까지
천년을 또 묵묵히 기다려야 하는가
아- 마음 아픈 어젯날은 잊자
찬란한 내일만을 믿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