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바귀타령 - 묵계월
시작일세 시작일세 담바귀타령이 시작일세
담바구야 담바구야 동래나 울산의 담바구야
너의 국 (國)이 어떻길레 대한제국을 왜 나왔나
우리 국도 좋건마는 대한의 국을 유람을 왔네
은을 주려 나왔느냐 금을 주려 나왔느냐
은도 없고 금도 없고 담바귀씨를 가지고 왔네
저기 저기 저 산 밑을 슬슬 갈아 엎어놓고
담바귀씨를 훌훌 뿌려
낮이며는 찬물을 주고 밤이며는 찬이슬 맞어
겉의 겉잎은 다 제쳐놓고 속의 속잎을 잘 길러서
대모장도 (玳瑁粧刀) 드는 칼로 으슥비슥 썰어놓고
총각의 쌈지도 한 쌈지요 처녀의 쌈지도 한 쌈지라
소상반죽 (蕭湘班竹) 열 두마디
수복 (壽福)을 새겨 맞추어 놓고
청동화로 백탄 (白炭)불을 이글이글 피워놓고
담바귀 한 대 먹고 나니 목구멍 속에 실안개 돈다
또 한 대를 먹고 나니 청룡 황룡이 꿈틀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