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밤에 옥문 밖에 거지되어 왔던 낭군
춘풍매각 (春風梅閣) 큰 동헌 (東軒)에
맹호 (猛虎)같이 좌정 (坐定)하신
어사낭군 (御史郎君)이 분명쿠나
춘향이가 어사또를 물끄럼히 바라보더니
"마오 마오 그리 마오 서울 양반 독헙디다
기처불식 (其妻不識)이란 말이
사기 (史記)에는 있지마는 내게 조차 그러시오
어제 저녁 오셨을 제 날 보고만 말씀 허였으면
마음 놓고 잠을 자지
지나간 밤 오날까지 간장 (肝腸) 탄걸 헤아리면
살어있기 뜻 밖이네
반가워라 반가워라 설리춘풍 (雪裡春風)이 반가워라
외로운 꽃 춘향이가 남원옥중 (南原獄中)
추절 (秋節)이 들어 떨어지게나 되었을 제
동헌에 새 봄이 들어
이화춘풍 (李花春風)이 날 살렸네
우리 어머니는 어디를 가시고
이런 경사 (慶事)를 모르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