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련님 그시부터

안숙선
앨범 : 춘향가


도련님 그 시 (時)부터 구경에도 뜻이 없고
글 짓기에도 생각없어
무엇을 잃은 듯이 섭섭히 돌아와
동헌 (東軒)에 잠깐 다녀
내아 (內衙)에 뵈온 후에 점심상을 받았건만
밥 먹기도 생각없어 책방으로 돌아와
옷을 벗어 걸고 침금 (枕衾)에 벗겨 누니
몸은 광한루 앉인 듯 눈은 선연히
춘향을 대 하는 듯 눈 감으면 곁에 있고
눈만 뜨면 간 곳 없다
도련님 어린 촌장 (寸腸) 다 끊어져
아이고 나 못 살겄네
도련님이 실성발광이 되어
마음 잡기 위하여 만권서책 (萬券書冊)을 들여놓고
놀이 글로 펄쩍 펄쩍 뛰어 읽난디
"맹자견 양혜왕 (孟子見 梁惠王) 허신디
천명지위성 (天命之謂性)이요
솔성지위도 (率性之謂道)라
대학지도 (大學之道)는 재명명덕 (在明明德)하며
재신민 (在新民)하며 재지어지선 (在之於至善)이라
칠월유화 (七月流火)어든 구월수의 (九月授衣)로다
천고지일월명 (天高之日月明)이요
지후초생목 (地厚草生木)이라 가갸 거겨"방자 듣다
"도련님 이게 왠 야단이시오?
도련님이 시방 글난리를 꾸미시오 글전을 보시오?"
"이 자식 듣기 싫다 주역 (周易)을 들여라
건 (乾)은 원 (元)코 향 (享)코 이 (利)코 정 (貞)코
춘향코 내코 한테 대면 좋고 좋고"방자 듣다
"도련님 그게 아 무슨 책이요?""이게 주역이다"
"그 어디 주역이오 코책이제,그 책 속에 코 많소
그 흔한 코밑에 소인 코도 좀 넣어 주시오"
"이놈아 네 코는 상놈의 코라 여기 범치 못한다
아서라 이 글도 못 읽겄다 사략 (史略)을 읽어보자
태고 (太古)라 천황씨는 이 쑥떡으로 왕 허시다"
방자 어이 없어
"아 참 태고 (太古)라 천황씨 (天皇氏)가
이목덕 (以木德)으로 왕 (王)하신단 말은 들었어도
쑥떡으로 왕하신단 말은 금시초문 (今時初聞)이오"
"네 모르는 말이로다 태고라 천황씨가
일만팔천세에 나이 오죽 많으시냐
만년 (晩年)에 낙치 (落齒)하사
단단한 목떡은 못 자시고
물씬 물씬한 쑥떡을 원하시기로
관학 (館學)에서 공론 (共論)하고
사략판 (史略版)을고쳤기로
각도각읍 (各道各邑) 향교 (鄕校)로
통문 (通文)났느니라 이 글도 정신없어 못 읽것다
굵직 굵직한 천자 (千字)를 읽어보자 하늘 천 따 지"
"허어 우리 도련님 야단났네
양반댁 도련님은 치된다는디
우리 도련님은 내려 되시오 그려"
"무식한 네가 깊은 뜻을 알겠느냐
천자라 하는 것이 칠서 (七書)의 본문 (本文)이라
천자 뒷풀이 하는 깊은 뜻을 알게 되면
별별맛이 다 있느니라 내 이를테니 들어 보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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