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귀 안장

안숙선
앨범 : 춘향가


"네 말을 듣더라도 광한루가 제일 좋구나
광한루 구경가게 나귀 안장 속히 지어
사또님 모르시게 삼문 밖에 대령하라"
"예이~ "
방자 분부 듣고 나귀 안장 짓는다
홍영자공 (紅纓紫공) 산호편 (珊瑚鞭)
옥안금천 (玉鞍錦薦) 황금륵 (黃金勒)
청홍사 (靑紅絲) 고운 굴레 상모 (象毛) 물려 덤벅 달아
앞 뒤 걸쳐 질끈 매 칭칭 다래 은엽등자 (銀葉등子)
호피 (虎皮) 돋음이 좋다
도련님 호사 (好事)헐 제
옥골선풍 (玉骨仙風) 고운 얼굴
분세수 (粉洗手) 정히 하야 긴 머리 곱게 따아
갑사 (甲紗)댕기 디렸네
선천동우주 (宣川東羽綢) 겹저고리
당 (唐)모시 상침바지 외씨같은 고운 발
극상세목 (極上細木)의 버선 지어
남 (藍) 수갑사 (繡甲紗)로 대님 매
진안 (鎭安) 모수 통행전 (通行廛)
쌍문초 (雙紋초) 겹동옷에
청 (靑) 중추막에 도복 받쳐 당분함 (唐分含) 띠 맺네
갑사 복건 만석 당혜 (唐鞋) 나귀 등 선뜻 올라
뒤를 싸고 앉은 후
채금당선 (彩錦唐扇) 좌르르 피어
일광 (日光)을 가리우니 하릴없는 선동 (仙童)이라
관도성남 (官道城南) 너른 길
기봉하 (奇峰下)에 나는 티끌 광풍 좇아서 펄펄
도화점점 (桃花點點) 붉은 꽃
보보향풍 (步步香風) 뚝 떨어져
쌍옥제변 (雙玉蹄邊) 네 발꿉 걸음 걸음에 생향이라
일단선풍 (日團仙風) 도화색
위절도적표마 (魏節度赤驃馬)가
이 걸음을 당할 소냐
가련인마상과휘 (可憐人馬相光輝)
만성견자수불애 (滿城見子誰不愛)라
취과양주귤만거 (醉過楊州橘滿車)의
두목지 (杜牧之) 풍채로구나 호호 거리고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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