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소리) 심청가중 부녀상봉에서 눈뜨는 대목까지

이영신


그때여 삼황후께서는 부친을 상봉헐량으로 섣달 열흘 맹인잔치를 배설허고, 아무리 기다려도 종래 부친의 소식이 없거날, 혼자 앉어 탄식을 허시난디-

(진양조)
천지 신령님이 이대지도 무심턴가 황송한 처분을 물러, 맹인자치 배설커는 부친 보기가 위함이데, 어이하여 못오신고-칠십당년 노한으로 병이 들어서 못 오시거나, 불효여식 날 보내고 애통자진을 허시다가 세상을 바리셨나-봉운사 부처님어 영금으로 감은 눈을 뜨옵시고, 맹인측어 빠지셨나, 오늘 자치 망종인디 어이 이리 못오신거나.

(아니리)
이렇듯 자탄허시다 눈물씻고 바라보니 열좌에 앉은 맹인 처음상을 받은지라. 늦게 온 줄 짐작허고, 예부상서를 불러 분부허시되, “말석에 앉은 쇠경 뜰 밑에 같차이와 거주를 아로어라.” 심봉사 영을 듣고, 답전에 국궁허니, 심황후께서 부친을 모르실리가 있겠느냐만은 삼년용궁 풍상을 겪은 고로 오히려 부친의 모양이 의아하야 한번 물으시난디---

(창조)
처자가 있는다. 심봉사 처자 말곳하면 서름이 북받쳐 나오는디. 두 눈에 눈물이 뚝뚝뚝- 떨어지며.

(중모리)
예 소맹이 아뢰리다. 예 소맹이 아뢰리다. 소맹이 사옵기난 황주도 화동 사옵고 성명은 심학규요. 을축년 정월달어 산후달로 상처허고, 칠일이 다 못되여 어미잃은 딸자식을 품안어다 앉고 다니며 동냥젖을 얻어먹여 근근히 살아갈제, 하로난 중이와서 공양미 삼백석을 불전으다 시주를 허면 정영이 눈을 뜬다기로. 남경장사 선인들게 삼백석어 몸이 팔려 죽은지가 삼년이오. 당장어 목숨을 죽여주오.

(자진모리)
심황후 이말듣고, 산호 주름을 떨쳐 버리고 버선발로 우루루루---  달려들어 부친의 목을 안고. 아이고 아버지- 부르고 엎더지니 심봉사 깜짝 놀래 허허 이게 웬말이요. 나는 자식도 없고 아무것도 없는 사람이요. 나를 죽일랴면 고히 죽여 주옵소서. 심황후 기가막혀 아이고 아버지 여태 눈을 못뜨셨소. 그려 내 정성이 부족턴가. 봉운사 화주승이 영금이 없으신가. 인당수 풍낭중어 빠져죽던 심청이가 여기왔오. 아버지 눈을 떠서 나를 봅시오. –심봉사 이말 듣고 먼 눈이 번쩍 거리며, 허허 이게 웬말이냐. 이승이냐 저승이냐. 내가 꿈을 못깨었나. 아이고, 갑갑허여라. 우리딸 같으면 어디좀 보자

(아니리)
러고 눈을 번쩍 뜨고보니, 갑자 사월 초파일야 몽중에서 보던 얼굴. 분명한 내딸이로구나. 부녀간에 붙들고 죽을지 살지 모르며, 한번 놀아 보는디--

(중중모리)
얼씨구나 절씨구. 얼씨구나 절씨구. 얼씨구나 절씨구 지화자 좋네. 얼씨구나 절씨구야 감았던 눈을 뜨고보니, 천지 일월이 장관이요. 황극전 높은 궁궐 맹인 잔치도 장관이요. 열좌 맹인이 눈을 떴으니 춤출 무자가 장관이로다. 얼씨구나 절씨구야. 송천자 폐하도 만만세. 심황후 폐하도 만만세. 만세 만세 만만세. 억만세를 누리소서. 얼씨구 얼씨구 절씨구 얼씨구나- 얼씨구 절씨구 지화자 좋네. 얼씨구나 절씨구야

(엇중모리)
그때여 심봉사는 딸의 덕에 눈을 뜨고 심황후 성덕으로 부친 눈 띄였으니 그 뒤야 뉘 알리요. 더질 더질 더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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