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리)
심봉사 정신 차려 궁안을 살펴보니 칠모금관 황홀하여 딸이라니 딸인 줄알지 전후불견 초면이라 가만히 살펴보더니, 기억이 나는듸
(중모리)
옳지 인제 알겄구나. 내가 인제 알겄구나. 갑자사월 초팔일야 꿈속에 보든 얼굴 분명한 내 딸이라. 이것이 꿈이냐 이것이 생시냐 꿈과 생시 분별을 못허겄네. 나도 어제까지 맹인으로 지팽이 너만 의지허였더니 이제 눈을 떠 천지만물을 다시 보게 되니 지팽이 너도 고생 많이 허였다. 이제라도 너 갈 데로 갈 가거라. 피르르르 내던지며 얼시구 지와자 좋을시구.
(중중모리)
얼시구나 절시구. 어둠침침 빈 방으로 불 켠듯이 반갑고 산양수 큰 싸움에 자룡 본듯이 반갑네. 흥진비래 고진감래 날로두고 이름인가. 얼시구나 절시구. 일월이 다시 밝아 요순천지가 되었네, 부중생남중생녀 날로 두고 이름이로구나. 얼시구나 절시구. 여러 봉사들도 좋아라 춤을 추며 노닌다. 얼시구나 절시구. 이덕이 뉘덕이냐 심황후폐하도 만만세 부원군도 만만세 천천만만세를 태평으로만 누리소서. 얼시구나 좋을시구 얼시구 절시구 지화자 좋네 얼시구나 좋을시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