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장가(刑杖歌)

묵계월
앨범 : 경기12잡가(京畿十二雜歌)

형장가 - 묵계월
형장 (刑杖) 태장 (笞杖) 삼 (三) 모진 도리매로
하날 치고 짐작 (斟酌)할까 둘을 치고 그만 둘까
삼십도 (三十度)에 맹장 (猛杖)하니
일촌간장 (一寸肝腸)이 다 녹는다
걸렸구나 걸렸구나 일등 춘향이 걸렸구나
사또 분부 (吩咐) 지엄 (至嚴)하니 인정 일랑 두지마라
국곡투식 (國穀偸食) 하였느냐
엄형중치 (嚴刑重治)는 무삼일고
살인도모 (殺人圖謀) 하였느냐
항쇄족쇄 (項鎖足鎖)는 무삼일고
관전발악 (官前發惡) 하였느냐
옥골최심 (玉骨최甚)은 무삼일고
불쌍하고 가련 (可憐)하다 춘향 어미가 불쌍하다
먹을 것을 옆에다 끼고 옥 (獄) 모퉁이로 돌아 들며
몹쓸년의 춘향이야 허락 (許諾) 한마디만 하려므나
아이구 어머니 그 말씀 마오 허락이란 말이 웬 말이요
옥 중에서 죽을 망정 허락하기는 나는 싫소
새벽 서리 찬 바람에 울고 가는 울고 가는 기러기야
한양성내 (漢陽城內) 가거들랑 도련님께 전하여 주렴
날 죽이오 날 죽이오 신관사또야 날 죽이오
날 살리오 날 살리오 한양낭군님 날 살리오
옥 같은 정갱이에 유혈 (流血)이 낭자 (狼藉)하니
속절없이 나 죽겠네
옥 (玉) 같은 얼굴에 진주 (眞珠)같은 눈물이
방울 방울 방울 떨어진다
석벽강상 (石壁江上) 찬 바람은 살 쏘듯이 들이 불고
벼룩 빈대 바구미는 예도 물고 제도 뜯네
석벽 (石壁)에 섰는 매화 (梅花) 나를 보고 반기는 듯
도화유수 묘연 (桃花流水 渺然)히 뚝 떨어져
굽이 굽이 굽이 솟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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