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조영남


여보 무교동 어느 음악다방에서
당신과 내가 처음 만났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여보 소꼽친구처럼 얘재하며
세상 모르게 재미만 있던 때가
추억이 되었소
여보 불광동 계곡 바위에 누워
처음 사랑의 별을 헤었던 그 밤
그 밤 기억하오
여보 쏟아지는 찬비를 맞아가며
광화문 골목길을 헤매던 그 밤
그 밤 기억하오
여보 우리가 함께 가는 이 길이
때로는 먼 길처럼 보여도
나는 행복한 나그네라오
사랑하오
여보 원앙같은 사랑은 몰라도
비둘기같은 짝은 못 돼도
난 이 순간 행복하오
여보 꽃 한송이 건네준 적 없고
생일 한번 못 챙겨준 나의 주변
할 말이 없구려
여보 당신의 모든 게 고마워도
손 한번 감싸주지 못했던 나를
이해해 주겠지
여보 무교동 어느 음악감상실에서
당신과 내가 처음 만났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여보 소꼽친구처럼 얘재하면서
세상 모르게 재미만 있던 그 때가
이젠 추억이 되었소
여보 우리가 함께 가는 이 길이
때로는 먼 길처럼 보여도
나는 행복한 나그네라오
사랑하오
여보 원앙같은 사랑은 몰라도
비둘기같은 짝은 못 돼도
나는 이 순간 행복하오
사랑하오
여보 원앙같은 사랑은 몰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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