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잣집 높은 담과 가난한 집 낮은 담이
진실한 속삭임에 동시에 무너져 내리고
무거운 빈 손으로 너의 집앞엘 다 와놓고도
두꺼운 벽 너머로 널 부를 순 없었고
하수로 흘러나오는 파란 하늘에
내 모습 비춰보려고 다가갔는데
무겁고 차가운 찌꺼기
구름위로 둥실 둥실 떠다녀
달동네에 이사와서는 주절주절 까마귀소리
내게 희망을 물어다가 주고
아무도 들른적 없는 흔적위에 내 집을 짓고
싸구려 화살을 꽂을 준비는 마쳤고
너의 박자에 맞춰 하루종일 춤을 추다가
너의 모습 보이면 잠시 안심하다가
그러다 너무 열릴 것 같으면
그냥 고개를 푹 숙여버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