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이 스르르륵 불고
소나기가 주르르륵 오면
내 마음은 날 두고 가버린
그댈 다시 떠올려
밝은 달이 나를 스르륵 비추면은
나도 몰래 달을 보며
내게로 돌아오길 간절히 기도하며
또 바보같이 울죠
눈을 감아도 망막엔
뿌려진 어둠 뿐
애써 기억을 더듬어
찾아도 보지 않은 그대
달빛에 비친 내 그림자
홀로 흐느끼는 이 밤
외로움인지 기다림인지
알 수 없는 이 밤
흐트러진 나의 고운 치맛자락에
검은 붓을 그어 그리곤 하죠
찬 이슬이 도로로록 굴러
내 눈가에 차디차게 앉아
내 얼굴을 차갑게 적시면
따뜻한 그대 품이
그리워도 다시 기대지 못해
시린 내 가슴 더는 어쩌지 못해
그대가 가신 길만
그대가 오실 길만
또 바보처럼 보죠
눈물이 흘러 가슴에 흘러도
지워지지 않은 그대 손길 속삭임
그대 가신 길엔
여전히 꽃은 피지만
아름답지 않죠
그대 소식 향기로 내게 일러주길
그 길가에 오늘도 꽃을 심죠
흐트러진 나의 고운 치맛자락에
검은 붓을 그어 그리곤 하죠
그대 얼굴을
날 떠나간 그대 십리도 못 가
다시 내게로 오길
지금쯤 어디 계신 건지
다시 올 수 없는 거리만큼
멀리 가신건지
혹시 미련이 남아
맘이 흔들리진 않는지
낙엽이라도
그대 가시는 길 가로 막아
더는 내딛을 수 없게 나뭇가지라도
그대 어깨 잡아 멈출 수는 없는지
바람이 몰아쳐
내게로 향해 고개를 돌려
날 바라볼 수는 없는지
풀벌레 소리에
내 목소리 들리시는지
흐트러진 나의 고운 치맛자락에
검은 붓을 그어 그리곤 하죠
그대 얼굴을 너무 힘들어요
소식도 없는 그대를 원망 안할게요
가슴에 묻어도 사랑할 테니
제발 내게로 돌아와 줘요
더 기다려야 하나요
돌아오실 거라 믿어도 되겠죠
기다릴게요
너무 힘들어요 소식도 없는
그대를 원망 안할게요
가슴에 묻어둔 사랑할 테니 하